올해는 제인 구달 선생님이아프리카 곰비에 가서 연구를 한 지 50년이 된 해이다.반세기가 된 것을 기념하며, 이번에 출간된 <희망의자연>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제인구달 선생님이 이끄는 환경 운동 '뿌리와새싹'이 한국에서 활성화되는 것을 보고 싶어서 왔다.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인사말- 그유명한 제인 구달 선생님의 침팬지 언어 시연으로 강연이 시작
1960년부터 탄자니아에서부터 시작한 침팬지 연구가 50년이 되었다.영국에서의 소녀 적 꿈은 아프리카에서 연구하는 것이었으나 당시 자금도 없었고 여자의 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늘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하면 꿈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프리카에 가서 인류학 연구를 하는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났다. 리키 박사는 야생 침팬지를 10년 정도 연구할 사람을찾았고 여기에 도전했다. 침팬지 연구 50년을 되돌아 보면, 침팬지가인류가 얼마나 비슷한지 감탄하게 된다. DNA는 1% 남짓한 차이만 있을 뿐, 혈액형만 맞으면 수혈도 가능할 정도이다. 면역 체계와 뇌구조도 거의 비슷하다.
침팬지들은다른 영장류처럼 떼를 짓지 않고 작은 그룹을 만들어서경우에 따라 뭉치기도 한다.모자, 형제,가족 관계로 거의 60년을 같이 보낸다. 암컷은 거의 모든 수컷들과 짝짓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까지 누가 아버지인지 알 수 없었다.침팬지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 개체가 개성을 갖고 있다.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갖고 있다.거울을 보며 자신을 인식하기도 하고 유머 감각도 있다. 이런 점들을 볼때, 침팬지는“우리 인간만 자연계에서 분리되어 있을 뿐”이라는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탄자니아의 현장에서 1년반쯤 연구활동을 하다 학위가 필요하다 해서 캠브리지 연구소에 갔는데 왜 침팬지에 번호가 아니라 이름을 달았느냐 하는 등 꾸짖음을 들었다. 하지만 “피피는 어떻게 지내요?”가 아닌 “No.42는어때요?”라고 묻는 건 참 이상할 것이다. 대단한 교수들 앞에서 주눅이 들긴 했지만, 제인 구달에게는 어릴 적부터 다른 선생님이 있었다. 그 선생님은 동물들도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바로 제인 구달의 개였다.
동물들과 같이 지낸 사람은 다 안다. 동물도 역시 모두 개성과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침팬지 연구를 하기 전에 이미 이 사실을 알고있었기 때문에 침팬지가 자연계에서 우리의 위치를 알려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 제인 구달이 아프리카에갔을 때는 자연의 대사, 침팬지가 100만마리 정도가 있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30만 마리가 안 될 것이다. 사람들이 사냥하고 숲을 없애는 것 때문에 사라지고있다.
1986년 처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야생에서 침팬지를 연구하는 모든 연구자가 모였다. 의학 연구에 사용되는 침팬지들의 상황이 심각했다. 이 회의 전까지 제인 구달은 좋아하는 연구를 하고 같이 산다는 것이 행복했지만, 그 회의 이후 단순한 연구가가 아닌 활동가로 변신하였고, 어느 한 곳에서 3주이상 지낸 적이 없다.
아프리카는 동물들에게도 사람들에게도 비참한 곳이었다. 모든 문제들이 제국주의 시대로부터 내려온 것이었다. 처음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런 활동을 하게 되리라곤 꿈에도 몰랐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나오고 TV에 소개되고, 젊은 영국 여성이 침팬지들과 살고 있는 것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세계 각지를 돌며 인간이 얼마나 많은 생물들에게 나쁜 짓을 저질렀는지 알게 되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열대 우림이 사라지고 이 때문에 비가 오면 산사태가 난다. 강가나 바닷가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세계적으로 깨끗한 물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화학물질들이 얼마나 강산을 오염시키고 있는가? 환경 오염물질들이 강으로, 다시 바다로 흘러 들어 간다.
이 모든 것들은 생물다양성을 해칠 뿐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해가 된다. 지구온난화 얘기가 많은데 올 여름 얼마나 더웠는가? 일본, 중국, 홍콩을 거쳐 한국에 왔는데, 모두 더운 여름을 보냈다. 작년 그린란드에 갔을 때 에스키모와 함께 거대한 빙벽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봤다. 30년 전에는 이런 빙벽이 여름에도 녹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일이 있어선 안되겠지만, 만약 극지방의 모든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은 7미터나 높아진다. 파나마, 중앙아시아에 갔더니 바닷가의 집들에서 점점 내륙 쪽으로 이사를 가고 있었다. 섬에 사는 사람들은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어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가장 똑똑한 생명체라고 하는데, 어떻게 이 행성을 망가뜨리고 있는가? 예전 계산으로는 인간이 모두미국인처럼 소비한다면 지구는 3개가 더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5~6개가 더 필요할 지 모른다. 사실 몇 개가 더 필요한 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어머니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리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젊은 생물학자들을 만나면, '모두 사라질텐데 무슨 소용이냐'하고비관적이다. 제인구달이 어디를 가든 다양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지구온난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 동안 사람들은 듣지 않았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도 바뀐 것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비극적인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종의 멸종을 막기 위한 영웅적인이야기들을 들었다. 이런 감동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벌써 책을 산 분도 있지만,<희망의 자연>에서 예를 몇 가지 들어 보겠다. 그 어떤 책을 쓸 때보다 <희망의자연>을 쓸 때 가장 즐거웠다.
<희망의 자연>에서 가장좋아하는 이야기는 뉴질랜드의 검은울새이다. 생물학자 ‘돈 머튼’은 이 검은울새가 고양이등의 포식자들로부터 희생당하는것을 막기 위해 본토에서 섬으로 옮겨 그들을 보호했다. 정부는 어디든 마찬가지인지 행정적인 문제로 1년간 허가가 나지 않아 고생을 했다. 결국엔 7마리만 남았는데, 이중 2마리만 암컷이었고, 또 이 2마리중 1마리만 임신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 남편은 임신을 시킬 수 없었다. 결국 이 암컷 '올드블루'는 '올드옐로'라는 새 남편을 얻었고, 알 2개를 낳았다. 이 알 2개를 꺼내고 둥지를 망가뜨리면 새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을것으로 기대했고, 그 두알을 다른 새에게 탁란했다. 결과는 성공. 올드블루는 새로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 탁란했던 새끼가 알에서 깨자 다시 원부모에게 가져왔고, 새 알은 다시 탁란. 또 둥지를 만들고 알 두 개를낳았다. 이렇게 반복해서 새끼가 6마리가 되었고, 생물학자 3명이 함께 새끼를 키웠다. 매년 같은 일을 반복하여, 이제 2개의섬에 200마리 이상의 새가 산다.
그 다음 이야기는2cm 크기의 아메리카송장벌레이다.송장벌레는 사체를 두고 수컷끼리 싸우고 이긴 수컷이 암컷과 함께 짝짓기를 한다.사체에는 파리가 알을 낳기 때문에 빨리 사체 안에 알을 낳고 옆 방에서 기다린다. 송장벌레새끼가 씹을 수 없는 동안 송장벌레 부모는 씹어서 먹을 수 있게 한다. 이게 곤충이 하는 일이다! 송장벌레 위의 진드기들은 사체 위에 올라가 파리 알, 구더기들을 먹는다. 송장벌레 애벌레가 직접 먹이를 씹어먹을 수 있게 되면 부모는 떠난다. 젊은곤충학자 ‘루 페로티’는 이 일을 사랑한다. 이 송장벌레의 이야기를 들은 한 할머니는 자기 자식이 손자들을 키우는것보다 더 잘 보살핀다고 7천불을 기부했다.
다음 이야기는 망가진 생태계를 어떻게 복구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종을 복원하는 것은 오히려 쉬울수 있지만 그들이 돌아갈 생태계를 복구하는 것은힘들다.
다시 곰비와 침팬지 얘기로 돌아가자. 1960년 탄자니아에 처음 갔을 때는수풀이 울창했다. 하지만 1986년 경비행기로 상공에서 봤을 때 곰비 국립공원을 제외한 다른 곳이 거의 황폐화되었다. 국립공원 바깥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나무 하나 없는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장작과 경작을 위해서 나무를 베어버렸다.
침팬지를 보호한다고 하면서 지역 주민이 사라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그래서 TACARE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주민들을 돕기 시작했다. 거기 사는 주민들은 자연을 보호하는 것보다 당장의 삶이 중요했다. 지역 주민들과, 특별히 여성들과 많은 얘기들을 했는데, 그루민 은행을 따라한 마이크로 크레딧 등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젊은 여성들에게 장학금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하는 등,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올라가면 가족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구가 너무 많은 것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고, 가족계획에 대한 것을 먼저 시도했다. 얼마 전부터 그들은 훌륭한 커피를 경작하기 시작했고, 400톤 이상의 커피를 판매하면서 경제적으로 나아졌다.
최신 기술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면서 숲속의 나무를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기금도 생겨 숲보전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국립공원주변에 숲이 생기고 그 숲들을 연결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년 전 황폐화되어 있던 호수, 이제는 침팬지들이 살 수 있게 되었다. 곰비에 이제 100마리정도의 침팬지만 남았고,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선 다른 지역과의 교류가필요하다. 떨어진 서식처들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일 중 하나이다.
<희망의자연>, 이 책에는황폐화되었다가 복원되는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런 절망적인 상황들을 보고서도 희망이 있냐고 묻는다. 눈앞의 일만 아니라 다양한 연관된 일들을 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자연이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배울 필요가 있다. 오염된 강도 돈이 많이 들지만 깨끗하게 할 수 있다. 식물 중에는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해 주는 놀라운 능력이 있는 것도 있다. 식물들 중에서 멸종 위기에 있는 것들을 살리는 연구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 책에는 인간의 지혜가 드디어 자연을 구하는 데 사용되는 예가 소개되고 있다. 완전히 망가진 것처럼 보이던 자연 환경이 되살아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검은울새와 같이 멸종 직전에 있던 종도 되살아날 수 있다. 이 모든일들이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인간 정신 덕분이다.
어떻게 이 머리 좋은 인간이 이 행성을 망칠까? 지혜를 잃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우리 자손 세대들에게 어떤 영향을미칠까를 고민하는 대신 당장 눈앞의 이익만 생각한다. 머리와 가슴 사이에 단절이 있었다.기성세대들이 타협했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의 미래를 망치고 말았다. 절망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아무 것도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뿌리와 새싹'은 탄자니아에서 12명의아이들이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121개국으로 퍼졌다. 고등학생에서시작했지만 이제 유치원 아이들로부터 대학생들까지 확대되었고, 특히 대학생들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중요한 메시지는 개인이 매일 매일의 노력으로 바꿀 수있다는 것이다.급속도로 성장하게 된 것은 젊은 세대들이 주도하기때문이다.
이곳에 모여 있는 어린 학생들중에 있다는 것을 안다. 직접 얘기해 온 이도 있었다. 환경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손들이 살아갈 때를 생각하길 바란다. 제인 구달은 76세의 나이에 3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젊은이들의 에너지,열정이 이것을 가능케 하고 있다.
여러분의 머리 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이 세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길 바란다. '뿌리와 새싹'의 일원들은 121개국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이 우리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새 기술을 생각할 때 우리 환경에 얼마나 좋은 것인지도 생각하길 바란다.
다시 침팬지 이야기를하겠다. 어미를 살해당한 2살짜리 침팬지 이야기이다.의학 연구에 사용될 목적의 침팬지로 미국에 가서 15년 동안 조그만 우리에서 살았다.이제 더 이상 의학 연구에필요하지 않게 되어 3마리의 암컷과 함께 다른 장소에 보내졌다. 수컷 침팬지의 이름은 올드맨으로 마크라는사람이 돌보게 되었다.다른 사람들은 그에게 침팬지 가까이 가지 말라는 경고를 했다.
하지만 먹이를 갖다 줄 때마다 그들이 껴안고 키스하는 것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올드맨이 자기 자식을 아끼는 모습을 봤다. 어느날 마크가 건내준 바나나를 올드맨이 손으로 받았다. 보트에서 내려섬에 가서 올드맨의 털을 골라주었다. 결국 둘은 친구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마크 실수로 새끼가 비명을 지르자 암컷이 와서 마크의 목을 물어 죽을뻔 했을 때, 수컷이 달려와서 암컷을 떼어내고 마크가 도망칠 수 있게 해주었다. 마크를 병원에서 만났을 때 마크는 올드맨이 자기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상징적인 이야기다. 인간에게 학대받은 침팬지지만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우리 인간에게도그런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바로 뿌리와 새싹이 하는 일이다.
여러분은 세상을바꾸기엔 정말 늦었다고 생각합니까?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까?